일본 대 한국 수출 규제 넉달여만에 일부 해제 - 한겨레

일본 대 한국 수출 규제 넉달여만에 일부 해제 - 한겨레

반도체 생산 소재 포토레지스트
포괄허가 가능하게 통달 게시
지소미아 해제 뒤 양국 협의 첫 결과

한겨레 자료사진

일본 정부가 대 한국 수출 규제 중 일부를 해제했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20일 반도체 기판에 바르는 감광액인 포토레지스트를 수출 개별 허가 대상에서 특정 포괄허가 대상으로 바꾼다는 내용의 통달을 발표했다. 앞서 일본 정부는 지난 7월 4일 포토레지스트를 포함해서 에칭 가스,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등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생산에 필요한 소재 3개 품목의 대 한국 수출 규제 정책을 발표했다. 당시 일본 정부는 이전까지 일본 기업이 한국 기업에 3개 품목 수출을 할 때 일본 정부에 포괄적으로 허가를 받아야 했던 것을 계약 건마다 개별적으로 허가를 받도록 심사 절차를 대폭 강화했다. 이번에 넉 달여 만에 3개 품목 중 1가지 품목만 특정포괄허가를 허용해서, 개별허가를 받지 않아도 되게 된 것이다. ‘특정포괄허가’는 일정 정도 요건을 충족한 일본 수출 기업이 계속 거래를 하는 동일한 거래 상대방에 수출할 경우 일본 정부가 포괄적으로 수출 허가를 승인해줄 수 있는 제도다.

지난 16일 일본 도쿄 지요다구 경제산업성에서 이호현 산업통상자원부 무역정책국장(왼쪽)이 양국 정책 대화가 열린 회의실에 들어서면서 이다 요이치 일본 경제산업성 무역관리부장과 악수를 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일본 정부는 대법원 강제동원 배상 판결에 대한 사실싱의 보복 조처로 한국 에 대해서 수출 규제를 가했다. 한국 기업의 핵심 소재 일본산 부품 의존도가 높은 점을 이용한 조처였다. 3개 품목 수출 규제 이후에도 일본은 보복 조처 2탄으로 지난 8월에는 한국을 수출 심사 간소화 대상국인 ‘백색 국가’(화이트 리스트 국가)에서 제외했다. 다만, 일본 정부는 표면적으로는 대 한국 수출 규제는 보복 조처가 아니라고 주장해왔다. 대신, 한국과 일본 수출 관리 당국 간 대화 장기간 부재, 한국 수출 관리상 체제의 취약성, 전략 물자 재래식 무기 전용 대비한 규제 미비 때문에 ‘수출 관리’를 하는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한국 정부가 지난달 22일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종료를 조건부 유예하기로 결정하면서, 일본 정부의 태도도 달라졌다. 경제산업성은 한국이 지소미아 종례 유예 결정을 발표한 날 한국과 수출 관리 문제에 대해서 협의하기로 발표했다. 이어서 한국 산업통상자원부와 일본 경산성이 지난 16일 도쿄에서 국장급 정책 대화를 여는 등 수출 관리 문제 협의는 속도를 냈다. 오는 24일 중국 청두에서 한-일 정상회담이 예정되어 있어서, 일본 정부도 대화에 임할 생각이 있음을 나타내는 제스처로도 보인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번 조처에 대해서 경제신업성이 “수출 실적이 쌓였기 때문”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경산성은 수출 규제 해제를 위해서는 건전한 수출 실적 축적이 필요하다고 밝혀왔다. 포토 레지스트는 일본이 개별 허가 방식으로 수출 규제를 시작한 뒤 처음으로 수출 허가가 나왔던 품목이기도 하다. 다만 일본 정부는 포토 레지스트 대 한국 수출 허가 건수에 대해서 지난 8월 1일 1건 외에는 따로 공표를 한 적이 없다 일본 정부 수출 규제 해제가 앞으로 얼마나 더 진행될 지는 아직 미지수다. 백색 국가 한국 배제는 정령(시행령) 개정 사항이기 때문에, 3품목 수출 규제보다도 좀 더 해제 요건이 까다롭다. 도쿄/조기원 특파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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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2-20 10:36:14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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