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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전 메르스 겪은 의사 직감, 고대병원 감염 확산 막았다 - 중앙일보 - 중앙일보

5년 전 메르스 겪은 의사 직감, 고대병원 감염 확산 막았다 - 중앙일보 - 중앙일보

국내 29번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다녀간 고대안암병원 응급실이 16일 오후 폐쇄돼 있다. [연합뉴스]

국내 29번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다녀간 고대안암병원 응급실이 16일 오후 폐쇄돼 있다. [연합뉴스]

심근경색 의심 증상으로 고려대안암병원 응급실을 찾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29번째 확진자가 응급실 의료진의 적극적인 대처로 빠르게 격리 조치된 것으로 드러났다. 
 

고려대안암병원 응급의학과 이모 교수
X선 보고 신종 코로나 의심,검사 의뢰
의료진 등 인력과 응급실 환자는 격리

해외 여행 이력이 없고, 발열이나 기침 등의 증상도 없었던 이 환자가 일반 환자와 섞여 진료실ㆍ입원실 등으로 이송됐다면 자칫 대규모 병원 감염 사태가 발생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의료진의 신속한 대처로 접촉자가 최소화됐다는 평가를 받고있다.
 
16일 질병관리본부ㆍ병원 측에 따르면 29번째 확진자 A(82ㆍ서울 종로구)씨는 전날인 15일 오전 가슴 통증을 느껴 동네의원 2곳을 찾았고 관상동맥(심장을 둘러싼 동맥) 이상 소견을 받았다. 그는 가슴 통증이 심해지자 15일 낮 12시쯤 가슴 통증을 호소하며 고려대안암병원 응급실에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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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실 의료진은 심근경색을 의심했다. 흉부X선을 찍고 심근경색 검사를 했다. 40대의 응급실 이모 교수(응급의학과 전문의)가 X선 결과를 그냥 넘기지 않았다. 뭔가 흐릿하게 보였다. 미약한 폐렴 증세였다. 미심찍어서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를 했다. 여기서 바이러스성 폐렴을 잡았고, 오후 4시 격리를 한 뒤 코로나19 검사를 요청했다.  
 
이 교수는 환자를 신종 코로나 의심 환자로 판단했다. 즉시 응급실 내 음압격리병실로 옮겼고 신종 코로나 검사를 했다. 자정을 넘겨서 양성 판정이 나왔고, 16일 오전 1시 45분 국가지정격리병원인 서울대병원 격리병실로 옮겨졌다. 
 
고려대안암병원측은 서울대병원으로 환자를 옮기기 전 응급실을 폐쇄했다. 의사ㆍ간호사 등 의료진과 청소 인력 등 36명과 당시 응급실에 있었던 환자 6명도 격리됐다. 29번 환자는 이 병원에서 14시간 가량 머물렀지만 4시간 만에 격리돼 병원 내 접촉자가 줄었다. 
 
흉통 환자는 기본적으로 X선 검사를 한다. 그래서 의례적인 절차로 여기고 그냥 넘길 수 있다. 하지만 X선 사진을 본 이 교수에게 뭔가 느낌이 왔고, 추가 검사로 들어간 게 묘수였다. 
 
게다가 당시 환자는 협심증 약을 처방받고 증세가 나아지고 있었다고 한다. 환자가 해외 여행을 다녀온 적이 없고, 열이나 기침 같은 신종 코로나 증세가 없어서 그냥 넘어갈 수도 있었다. 
 
손호성 고려대안암병원 부원장은 "이 교수는 메르스 때 환자를 진료했는데, 그 경험이 이번에 도움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현재 자가 격리된 상태다. 그는 취재진과 통화를 거부했다. 병원 관계자에게 “당연히 해야 할 의심을 하고, 대처했을 뿐인데"라며 거부 이유를 밝혔다. 이 교수는 "접촉자 중에 환자가 나올지도 몰라 조심스럽다. 대단한 일을 한 게 없다"고 말했다고 한다.  
 

심근경색 의심 환자, 신종 코로나 감염 발견한 의사 

박종훈 고려대안암병원장은 "환자가 협심증 약에 반응을 보이고 있었다. 응급실에 오면 X선은 루틴(일상적)으로 찍는다. 그런데 이 교수가 X선을 유심히 봤다. 뭔가 심상치 않아 CT를 찍었고 폐렴이 나오자 격리했다"고 말했다. 박 원장은 "이 교수가 유심히 보지 않았다면 며칠 후 확진했을 테고, 그러면 메르스처럼 병원이 뚫렸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갑 한림대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이 교수에게 정말 훈장을 줘야 한다. 폐렴 의심도 아니고 흉통이라 심근경색이구나 했던 환자다. 응급실 안에서 해결된 것만으로도 다행이다. 만약 이 환자가 병실 올라가서 한 일주일 있었다면 메르스 때처럼 됐을지 모른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 환자(29번 환자)의 등장으로 의료기관의 부담이 상당히 커졌다. 가슴이 아파서 들어왔는데 폐렴이고 신종 코로나라니 병원마다 ‘우리 병원이었으면 검사했을까’하며 가슴을 쓸어내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병상 가동률이 96%를 넘는 일부 대형병원들은 폐렴 환자 1인실 격리를 두고 ‘여건이 안된다’는 입장이었는데, 이 환자가 나오면서 ‘이제 폐렴 환자는 무조건 격리하고 검사해야겠다’는 경각심을 갖게 됐다. 어찌보면 29번 환자인 A씨가 쓴약이 된 셈이다”라고 설명했다.
 
천병철 고려대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A씨를 발견한 응급실 의료진이 정말 대단한 일을 했다고 생각한다. 발열이나 기침 증상도 아닌 흉통으로 응급실에 간데다 X선 검사에서 약한 폐렴이 발견된 걸 가지고 혹시나해서 검사를 해봤다니 정말 다행스러운 일이다. 그 때 검사를 하지 않았다면 어떻게 됐을지 모른다”고 말했다.   

  
29번 환자는 현재 체온이 37.5~37.6도이며, 폐렴 소견은 있지만 산소 치료가 필요하지 않을 정도로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A씨가 어디에서 누구와 접촉해 감염됐는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이에스더 기자 etoil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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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2-16 16:30:00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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