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강원경찰청서 n번방 무더기 적발
피해여성 협박해 성착취 영상 촬영
텔레그램 대화방 접속한 매수자들에게 유포
경찰청, ‘디지털 성범죄 특별수사본부’ 설치
‘n번방’은 소셜 메신저인 텔레그램에서 성 착취 영상을 유포·매매하기 위해 만들어진 대화방을 말한다. 처음 이런 종류의 대화방이 만들어질 때 방에 번호가 매겨지면서 ‘n번방’이라는 속칭이 생겼다.
이런 가운데 각 지역 지방경찰청에서도 n번방에서 성 착취 영상 제작과 유포 등에 가담한 이들이 잇따라 적발되고 있다. 수 개월 전 적발돼 이미 구속된 사례부터, 최근 n번방 사건이 불거지면서 적발된 사례까지 가담자가 무더기로 드러나기 시작했다.
경북에서는 n번방에서 성 착취 영상을 제작·유포하거나 소지한 가담자 97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 중 5명이 구속됐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영상물 제작자가 4명, 유포자가 8명이며 구매자가 85명이다.
경찰은 지난해 4명을 구속한 데 이어 지난 23일 n번방을 통해 아동 성 착취 영상물을 유포하고 3300여만원을 챙긴 혐의(아동청소년성보호법 위반 등)로 A씨(34)를 구속했다. 검거된 이들의 나이대는 10대부터 40대까지 다양하지만, 20대가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강원에서도 n번방과 유사한 형태의 대화방에서 불법 촬영물을 제작·유포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강원경찰청은 10대 후반의 아이디 ‘로리대장태범’ 등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5명을 구속했다고 24일 밝혔다. 이 중 ‘로리대장태범’은 여중생 3명을 상대로 성 착취 동영상 76편을 찍게 한 뒤, 이 중 일부를 텔레그램을 통해 유포한 혐의를 받고 있다. 피싱 사이트를 이용해 피해자들을 유인한 뒤 성 착취 영상을 찍게 하고 협박했다.
강원경찰청은 지난해 9월 n번방에서 음란물을 재판매해 2500만원의 이익을 챙긴 아이디 ‘켈리’도 검거해 구속했다. 30대 초반의 운영자 켈리는 지난해 8월 초부터 한 달여 간 텔레그램을 통해서 사진과 영상 등 3500여 개의 음란물을 유포·판매하고 10만개 음란물을 소지한 혐의다.
n번방 사건이 불거지면서 경남 창원에서 텔레그램을 이용한 성범죄 적발 사례가 뒤늦게 드러나기도 했다.
창원지방법원은 지난 1월 아동·청소년의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음란물 소지)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별법 위반(통신매체이용음란)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 된 A씨(25)에게 징역 1년 2월을 선고했다고 24일 밝혔다. 4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도 명령했다.
창원지법 판결문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9월 26일 오후 1시쯤 서울 동대문구에 있는 자신의 주거지에서 텔레그램에 대화방을 개설했다. 이후 성행위 동영상을 올려 8000여 명 회원이 시청하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같은 해 11월 17일까지 총 80개의 성행위 동영상을 채팅방에 올린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피해 여성이 자신을 찍은 영상을 지워달라고 요청하자 영상을 유포할 것처럼 협박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1번부터 8번까지 방을 만들어 운영하면서 ‘n번방 최초 운영자’로 알려진 아이디 ‘갓갓’의 행방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사건 수사를 맡은 경북경찰청은 ‘갓갓’이 사용한 인터넷 프로토콜(IP) 주소를 추적해 수사를 진행 중이지만 그의 신상까지는 특정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갓갓’에게 n번방을 물려받아 운영한 것으로 알려진 ‘와치맨’ 전모(38)씨는 지난해 검거돼 현재 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고 있다. 텔레그램에서 ‘박사방’을 운영하며 여성에 대한 성 착취물을 제작·유포한 혐의로 조주빈(25) 역시 구속된 상태다. 텔레그램 성 착취 영상 공유방 3대 운영자 가운데 ‘갓갓’ 외엔 모두 붙잡힌 셈이다.
이와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도 n번방 사건의 철저한 수사를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23일 “한 인간의 삶을 파괴하는 잔인한 행위다. 경찰은 n번방 운영자 등에 대한 조사에 국한하지 말고, n번방 회원 전원에 대해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고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안동·춘천·창원=김정석·박진호·위성욱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
2020-03-24 10:24:19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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