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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꿰는 액세서리[간호섭의 패션 談談]〈42〉 -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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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후루타
간호섭 패션디자이너·홍익대 미술대 교수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속담이 있습니다. 아무리 좋은 것이 많아도 쓸모 있게 다루어야 가치가 있다는 뜻이지요. 속담 그대로 요즘 예쁜 구슬을 꿰어 만든 ‘비즈(Beads·구슬) 액세서리’가 다시 ‘보배’ 대접을 받고 있습니다.

이는 요즘 상황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외부활동이 제한을 받자 많은 분들이 집에서 할 수 있는 취미활동을 찾게 되었죠. 그중 하나가 비즈 액세서리를 만드는 것입니다. 보일락 말락 한 조그마한 크기의 비즈부터 알사탕만 한 크기의 비즈까지 종류도 다양합니다. 색상도 얼마나 다채로운지 비즈를 선택하는 것부터가 흥미진진한 경험입니다. 비즈를 고를 때부터 비즈 액세서리가 완성된 모습을 상상할 때까지 모든 순간이 기대의 연속입니다.

특별한 손재주도 필요 없습니다. 그저 원하는 대로 조합만 하면 됩니다. 시간 가는 줄도 모른답니다. 내 취향대로 순서를 정해 색상과 모양을 만들어 나가면 어느덧 작은 비즈 반지나 비즈 팔찌가 뚝딱 완성됩니다. 이미 본 영화를 재탕, 삼탕해서 보는 것도 지루한 마당에 무언가 결과물을 남길 수 있다는 게 홈콕족, 집콕족에게 큰 성취감을 주고 있답니다.
나만의 결과물을 코로나 우울증에 지친 주변 친구들에게 “선물이야!”라며 불쑥 내밀면 바로 “넘 이쁘다”라는 화답이 올 거라 확신합니다. 그때 “이거 직접 만들었어”라고 말해주면 e메일이나 화상회의로 지친 마음 또한 환해질 것 같습니다. 어릴 때 오밀조밀 꿰어서 만든 비즈 반지를 단짝 친구의 생일날 선물했던 기억이 떠오르지 않을까요. 그래서인지 요즘 ‘문방구 액세서리’라고 복고풍을 새롭게 재해석한 비즈 액세서리들이 뉴트로 스타일의 인기와 맞물려 더욱 주목을 받고 있죠. 최근 한 지상파 예능 프로그램의 유닛 그룹 ‘싹쓰리’의 인기와 함께 1990년대 아이돌 그룹을 떠올리는 컬러풀한 의상과 헤어밴드 그리고 빅 사이즈의 선글라스 등의 뉴트로 스타일은 코로나가 없었던 밝고 활기찼던 시절을 떠올리게 합니다. 일부러 꾸미지 않더라도 평범한 티셔츠나 원피스에 툭 걸치는 비즈 액세서리 하나로 뉴트로 스타일이 완성됩니다. 요즘 말로 꾸민 듯 안 꾸민 듯한 ‘꾸안꾸’ 패션입니다. 더 나아가 비즈로 만든 휴대전화 케이스나 핸드백도 있습니다. 그뿐일까요? 이제 생필품이 된 마스크도 비즈 액세서리를 만났습니다. 안경 줄처럼 마스크에 비즈 끈을 달아서 마스크를 벗었을 때 쉽게 목에 걸도록 했습니다. 마스크를 따로 보관할 필요도 없고 분실할 염려도 없습니다. 부정적 이미지의 마스크에 나만의 개성적인 패션 표현을 가능케 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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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알 한 알 꿰어야 ‘보배’인 비즈 액세서리처럼 내 마음도, 친구의 마음도 그리고 우리 사회 다양한 구성원의 마음도 모두 꿰어야 할 것 같습니다. 한 알의 비즈는 그저 외로울 뿐이지만 다양한 비즈로 꿰어진 세상은 알록달록 아름다우니까요.

간호섭 패션디자이너·홍익대 미술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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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gust 29, 2020 at 01:00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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