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LF 등 비효율 점포 접고 온라인 브랜드로 전환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간판 브랜드 빈폴의 스포츠 라인을 중단하고, 액세서리 라인은 온라인 사업으로 전환한다. 현재 운영 중인 빈폴스포츠 매장 100여개, 빈폴액세서리 매장 50여개는 내년 2월까지 순차적으로 폐점한다. LF는 사업 중단을 선언한 아웃도어 브랜드 라푸마의 매장 30여개를 올해 중으로 철수하고, 헤지스·티엔지티·마에스트로 등의 비효율 매장을 정리할 방침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도 전체 매장 400여개 중 비효율 매장 40개를 정리하기로 했다.
패션 전문기업들도 몸집 줄이기에 나섰다. 연승어패럴은 여성복 탑걸의 사업을 중단하고, 70여개 매장을 철수한다. 올해 13년 차를 맞은 탑걸은 한때 가수 이효리를 모델로 기용해 인기를 끌었다. 몇 시즌째 부진이 지속된 핸드백 업계도 매장을 축소한다. 금강의 핸드백 브루노말리는 매장 16개를 정리하고, 메트로시티, 러브캣, 앤클라인 등도 일부 백화점 매장을 철수한다. 에스제이듀코의 빈치스와 쌤소나이트의 여행 가방 리뽀는 오프라인 매장을 접고, 온라인 판매에 주력한다. 업계에 따르면 올 연말까지 약 300~400개의 패션 매장이 사라질 것으로 추산된다.
◇명품만 팔리는 백화점, 채널 매력도 떨어져
패션기업들이 오프라인 매장을 정리하는 이유는 코로나19 이후 의류 판매가 급감하면서 실적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패션 대기업인 삼성물산 패션 부문의 2분기 매출 매출은 3770억원으로 전년 대비 9.4%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90% 줄었다. LF는 1분기 연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50.2% 감소한 가운데, 패션 부문이 29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사상 첫 적자 전환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과 한섬도 1분기 영업이익이 각각 59%, 11.5% 감소했고,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이하 코오롱FnC)은 140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로 전환했다. LF, 삼성, 코오롱FnC 등은 비상경영체제로 전환하고, 임원 급여 반납, 주 4일 근무 등을 시행 중이다.
백화점의 매출 부진도 매장 구조조정을 가속화하고 있다. 올 상반기 백화점 3사의 해외 브랜드 매출은 전년 대비 10% 이상 성장한 반면, 국내 브랜드 매출은 20% 이상 감소했다. 여성복의 경우 코로나 확산세가 심했던 3월에는 -50%대 역성장했다. 코로나로 소비심리가 위축되자 VIP 대상의 명품 판매만 두각을 나타낸 것이다. 지난달에는 재고면세품을 판매하면서 백화점 명품 매출신장률이 전년 대비 50%대로 치솟기도 했다.
이에 일부 백화점은 해외 브랜드 위주로 매장을 재단장하고 나섰다. 서울 압구정에 위치한 현대백화점 본점은 4층에 있던 전통(트레디셔널) 캐주얼 폴로·빈폴·헤지스 등을 폐점하고, 국내 여성복이 있던 지하 2층을 수입 컨템포러리 존으로 개편한다. 한 여성 의류업체 관계자는 "한때는 백화점에 들어가야만 장사를 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30~40%에 달하는 수수료와 인건비, 매장 운영비 등을 제외하면 백화점 입점은 ‘밑지는 장사’가 됐다"며 "백화점에서도 좋은 자리를 내주지 않기 때문에 온라인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말했다.
◇성장할 곳은 온라인뿐… 전문몰과의 경쟁은 숙제
패션업의 부진은 세계적인 추세다. 미국에선 코로나19 이후 제이크루, 브룩스브라더스, 앤테일러 등 유명 브랜드가 파산했다. 버버리, 스텔라매카트니 등 명품 업체도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업계는 자사 온라인 쇼핑몰을 키우는 데 주력하고 있다. 온라인 매출은 전체의 10~30% 수준이지만, 고정비가 드는 오프라인 매장과 달리 소비자 직거래 판매(Direct to Consumer·D2C)로 이뤄지기 때문에 수익성은 물론 고객 접점도 높일 수 있다. 코로나19를 계기로 비대면 쇼핑이 확산된 것도 온라인 전환을 촉구했다.
하지만 아직 갈 길은 멀다. 무신사, 지그재그, W컨셉 등 전문 쇼핑몰의 기세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패션업체들은 이들과 경쟁하기 위해 젊은 PB(자체 브랜드) 개발에 한창이다. LF의 스트리트 브랜드 던스트와 신세계인터내셔날의 텐먼스가 대표적으로, 젊은이들의 취향에 맞게 감도를 높여 출시하자마자 좋은 반응을 얻었다. 한섬과 코오롱FnC도 각각 온라인 편집숍 이퀄(EQL)과 골프웨어 편집숍 더카트를 출범해 MZ세대를 공략했다.
오프라인 매장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LF의 경우 직영매장을 LF몰 스토어로 전환하고 있다. LF몰과 연계한 오프라인 매장으로, 온라인 전용 브랜드를 체험하고 온라인에서 주문한 상품을 수령할 수 있다. 현재 5개 점포를 운영 중인데 개편 전보다 매출이 평균 70% 올랐고, 구매고객 수도 전년 대비 3배가량 증 가했다. 회사 측은 내년까지 LF몰 스토어를 50여개 추가할 방침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신세계백화점에서 운영하던 PB 델라라나와 일라일을 인수했다. 회사 관계자는 "기존의 캐주얼 브랜드에 고급 여성 정장 브랜드인 델라라나와 일라일을 추가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강화했다. 신세계 백화점에서만 유통했지만, 향후 타 유통 채널로 확대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July 26, 2020 at 04:00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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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패션매장 400개 문 닫는다… 코로나로 脫 오프라인 가속화 -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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